22편, 10년, 단 하나의 결말.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2019년 개봉 직후 국내에서만 역대 최단 기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입니다. 그 기록을 들었을 때 솔직히 놀라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잠든 틈에 홀로 심야 상영관에 앉아서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던 그 밤을 떠올리면, 그 숫자가 전혀 이상하지 않거든요.극장관람 — 3시간짜리 커튼콜이 남긴 것육아 중에 심야 극장을 간다는 건 작은 이벤트가 아닙니다. 아이를 재우고, 남편에게 신신당부하고, 혼자 버스를 탔을 때 이미 절반은 설레고 절반은 죄책감이었어요. 그런데 상영관 불이 꺼지는 순간, 그 모든 감정이 싹 정리됐습니다.영화는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Infinity Stones) — 우주의 여섯 가지 근원 에너지를 담은..
아이가 잠든 밤, 따뜻한 차 한 잔을 옆에 두고 2009년 개봉작 1편을 다시 틀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15년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판도라 행성의 숲이 거실로 쏟아지는 것 같은 그 감각이 조금도 바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동시에,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는 미처 걸리지 않았던 것들이 이번엔 유독 눈에 밟혔습니다. 역대 전 세계 흥행 1위 자리를 지키는 작품이지만, 칭찬과 아쉬움을 함께 꺼내놓는 게 이 영화에 대한 더 솔직한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압도적인 시각효과, 지금 봐도 진짜인가제가 2009년에 처음 극장 좌석에 앉았을 때, 3D 입체 안경을 끼고 판도라 숲을 처음 봤을 때의 그 충격은 지금도 선명합니다. 이후로 그 기준이 제 머릿속에 '영화 비주얼의 최대치'로 박혀버렸을 정도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새벽 두 시에 혼자 보다가 결국 이불을 뒤집어쓰고 펑펑 울었거든요. 영화 은 1950년대 흥남철수부터 1980년대 이산가족 찾기까지, 격변의 한국 근현대사를 한 남자의 등에 고스란히 얹어놓은 작품입니다. 1,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4위를 기록했지만, 보고 나서 마냥 좋다고만 할 수 없는 지점도 분명히 있었습니다.천만 관객을 만든 비하인드 — 장면 뒤에 숨은 이야기들제가 이 영화를 다시 찾아보게 된 건 순전히 촬영 비화 때문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스크린에 보이는 것 대부분이 치밀한 사전 작업의 결과물이더군요.흥남철수 장면부터 그렇습니다. 흥남철수(1950년 12월, 중공군의 남하를 피해 피난민 수만 명이 미군 함선에 탑승해 탈출한 역사적 사건)를 재현하기 위해 ..
개봉 당시 누적 관객 1,441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한국 영화 흥행 4위에 오른 작품이 입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KOBIS). 솔직히 처음 그 숫자를 봤을 때 "그냥 울리는 신파 아닌가?"라는 편견이 먼저 들었습니다. 아이를 재우고 심야에 혼자 재생 버튼을 눌렀을 때만 해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저는 두 뺨을 적시며 새벽 두 시를 맞이했습니다.한국 CG 기술력, 직접 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일반적으로 한국 영화의 컴퓨터 그래픽(CG)은 할리우드에 비해 어색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경우에도 그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에 솔직히 '저승 세계관'을 얼마나 제대로 구현했을까 반신반의했었습니다.CG란 컴퓨터로 실제처럼 제작한 디지털 영상 기술을 뜻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무려 7개의 지..
범인을 잡으러 간 형사들이 치킨집 사장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대박이 나버렸습니다. 저는 아이를 재우고 홀로 심야 극장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도 한참 동안 혼자 실실 웃었습니다. 1,600만 명이 선택한 이 영화가 그냥 단순히 웃긴 영화였을까요, 아니면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던 걸까요.이 영화, 제대로 즐기는 감상법솔직히 처음 줄거리를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마약반 형사들이 잠복 수사를 위해 치킨집을 인수한다는 설정이 너무 작위적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막상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5분도 채 안 되어 그 걱정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제가 직접 극장에서 경험해봤는데, 이 영화는 혼자 보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볼 때 웃음이 두 배는 커집니다. 옆 사람이 터뜨리는 웃음이 전염되어 별로 안 웃길 것 같은 장..
개봉 후 누적 관객 수 1,6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 솔직히 이 수치를 보고 처음에는 "요즘 이 정도 나오는 한국 영화가 있나?" 싶었습니다.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 도전, 거기다 유해진 배우의 이름이 붙어 있으니 무조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과연 그 기대가 맞았는지, 또 어디서 아쉬웠는지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팩션(Faction)으로 다시 태어난 단종의 4개월영화 는 도입 화면에 "역사적 사실을 기반하여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시작합니다. 이 장르를 팩션(Faction)이라고 부릅니다. 팩션이란 Fact(사실)와 Fiction(허구)을 결합한 장르로, 역사적 실제 인물과 사건을 뼈대 삼아 그 사이사이를 창작으로 채워 넣는 방식입니다. 제가 이 장르를 유독 좋아하는 이유는, ..
12척으로 330척을 이긴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극장 불이 꺼지고 파도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그 의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2014년 개봉한 영화 은 1597년 정유재란 당시 벌어진 명량해전을 배경으로, 불가능에 맞선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입니다.이순신이 맞닥뜨린 절벽 같은 상황1597년, 임진왜란 이후 이어진 휴전 협상이 깨지면서 왜군은 다시 조선을 침략합니다. 이것이 바로 정유재란(丁酉再亂)입니다. 정유재란이란 1597년 왜군의 2차 침략을 가리키는 말로, 1592년에 시작된 임진왜란과 구별하기 위해 따로 부르는 이름입니다.문제는 당시 조선 수군의 상태였습니다. 이순신의 후임으로 수군을 이끌던 원균이 칠천량 전투에서 대..
말기 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별거 중인 어머니, 귀신 역할만 전전하는 배우 지망생 딸. 독립 영화 은 이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고 9월 17일 개봉했습니다. 솔직히 처음 줄거리만 들었을 때는 '또 신파(슬픔을 억지로 쥐어짜 관객을 울리려는 뻔한 감정 과잉 서사)겠구나' 싶었는데, 직접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병실에서 시작된 이야기, 그 배경과 맥락영화는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주마등 필름이 제작했고, 정승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정 감독은 과거 독립 영화 으로 주목받은 바 있고, 이번 작품 역시 부국제(부산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완성도를 인정받았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미리 볼 수 있었던 건 인천 지역 시사회 덕분이었는데, 현장에서 제작진과 배우들을 직..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만으로 부족했을까요. 레니 할린 감독의 신작 는 바다에 곤두박질친 비행기 잔해 위에 식인 상어 떼까지 몰아붙이는,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히는 재난 스릴러입니다. 아이를 재우고 겨우 잡은 심야 시간, 고소한 팝콘 냄새를 맡으며 자리에 앉았는데 스크린이 켜지자마자 심장이 먼저 반응했습니다.비행기 추락, 이렇게까지 현실적으로 찍을 수 있다고요?재난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겁니다. "CG가 너무 티 나서 몰입이 깨진다"는 불만 말이죠. 저도 그런 기대치를 잔뜩 낮추고 극장에 들어갔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영화 초반, 로스앤젤레스에서 상하이로 향하던 여객기의 화물칸에서 보조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보조 배터리 화재 장면이 단순한 ..
오아시스가 2009년 해체 이후 무려 15년 만에 재결합해 2025년 월드 투어를 완성했습니다. 그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가 마침내 극장에 걸렸고, 저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겨우 시간을 쪼개 극장에 들어갔습니다. 상영관 불이 꺼지는 순간, 이게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이 새삼 실감 나면서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극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 현장감과 사운드이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데시벨(dB)이 다릅니다. 여기서 데시벨이란 소리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집에서 아무리 좋은 스피커를 갖춰도 극장의 대형 음향 시스템과는 물리적으로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무대를 클로즈업으로 잡아주는 장면이 많아서, 앉아 있는 자리가 실제 공연장 앞줄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