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처음 극장을 나오면서 이 영화가 천만을 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2009년 여름, 스크린을 가득 채운 파도의 위압감은 분명 실제였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에서 찜찜한 감정이 떠나질 않더군요. 윤제균 감독의 는 한국 최초의 메가 쓰나미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을 달고 등장했지만, 장르적 완성도와 흥행 성적 사이의 간극이 이렇게 넓은 영화도 흔치 않습니다. 왜 이 영화는 그토록 많은 사람이 봤으면서도 이토록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걸까요.장르 혼합의 함정, 재난 영화가 재난을 피한 이유제가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의문은 "이게 재난 영화 맞나?"였습니다. 러닝타임 약 2시간 중 1시간 30분이 지나도록 실제 재난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 시간을 채우는 건 이혼한..
영화관을 나오면서 눈이 퉁퉁 부어본 경험이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랜만에 그런 영화를 만났습니다. 이지원 감독의 신작 이었는데, 미쓰백을 만든 감독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기대가 컸고 그 기대는 거의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화투패 '비광'이라는 소재 하나에서 이렇게 묵직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황준구라는 인물, 비광의 의미부터 이해해야 한다야구 팬이 아니면 '비광'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 수도 있습니다. 비광(非光)이란 화투패에서 광(光) 점수를 내지 못하는 패, 즉 가장 빛나는 자리에서 끝내 배제된 패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아무리 잘 싸워도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존재를 가리킵니다. 영화 속 황준구가 자신의 왼팔에 이 문양을 새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