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영화를 오래 봐온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셨을 겁니다. "히어로들끼리 진짜로 붙으면 누가 이길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극장에서 를 보고 나서 든 첫 번째 생각은, 이건 단순히 누가 이기냐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유와 통제라는 묵직한 신념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금까지 제가 본 마블 영화 중 가장 성숙한 한 편이었습니다.공항 전투와 시베리아 육탄전, 어느 쪽이 더 묵직했을까액션 영화를 고를 때 저는 항상 같은 질문을 합니다. "이 싸움에 감정이 실려 있는가?" 폭발이 크고 컴퓨터 그래픽이 화려해도 캐릭터 간의 감정 연결이 없으면 눈은 즐겁지만 가슴은 텅 빕니다. 그런 면에서 의 두 액션 시퀀스는 서로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저를 압도했습니다.독일 라이프치히 공항에서..
22편, 10년, 단 하나의 결말.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2019년 개봉 직후 국내에서만 역대 최단 기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입니다. 그 기록을 들었을 때 솔직히 놀라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잠든 틈에 홀로 심야 상영관에 앉아서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했던 그 밤을 떠올리면, 그 숫자가 전혀 이상하지 않거든요.극장관람 — 3시간짜리 커튼콜이 남긴 것육아 중에 심야 극장을 간다는 건 작은 이벤트가 아닙니다. 아이를 재우고, 남편에게 신신당부하고, 혼자 버스를 탔을 때 이미 절반은 설레고 절반은 죄책감이었어요. 그런데 상영관 불이 꺼지는 순간, 그 모든 감정이 싹 정리됐습니다.영화는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Infinity Stones) — 우주의 여섯 가지 근원 에너지를 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