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교도소 배경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둡고 무거운 내용일 거라고 단단히 각오했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달랐어요. 2013년 개봉 당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7번방의 선물〉은 지적 장애를 가진 아버지 용구와 그의 딸 예승이가 차가운 교도소 안에서 나누는 맹목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입니다. 류승룡의 열연이 이 영화를 단순한 최루성 드라마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게 제 솔직한 감상입니다.교도소가 동화 속 무대로 바뀐 순간 — 동화적 연출의 힘영화가 시작되고 철창과 냉랭한 복도가 스크린을 가득 채울 때, 저는 이곳에서 이토록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작고 사랑스러운 예승이가 커다란 종이상자에 숨겨진 채 7번 방으로 들어오는 순간..
범인을 잡으러 간 형사들이 치킨집 사장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대박이 나버렸습니다. 저는 아이를 재우고 홀로 심야 극장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도 한참 동안 혼자 실실 웃었습니다. 1,600만 명이 선택한 이 영화가 그냥 단순히 웃긴 영화였을까요, 아니면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던 걸까요.이 영화, 제대로 즐기는 감상법솔직히 처음 줄거리를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마약반 형사들이 잠복 수사를 위해 치킨집을 인수한다는 설정이 너무 작위적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막상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5분도 채 안 되어 그 걱정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제가 직접 극장에서 경험해봤는데, 이 영화는 혼자 보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볼 때 웃음이 두 배는 커집니다. 옆 사람이 터뜨리는 웃음이 전염되어 별로 안 웃길 것 같은 장..
영화관을 나오면서 눈이 퉁퉁 부어본 경험이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랜만에 그런 영화를 만났습니다. 이지원 감독의 신작 이었는데, 미쓰백을 만든 감독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기대가 컸고 그 기대는 거의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화투패 '비광'이라는 소재 하나에서 이렇게 묵직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황준구라는 인물, 비광의 의미부터 이해해야 한다야구 팬이 아니면 '비광'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 수도 있습니다. 비광(非光)이란 화투패에서 광(光) 점수를 내지 못하는 패, 즉 가장 빛나는 자리에서 끝내 배제된 패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아무리 잘 싸워도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존재를 가리킵니다. 영화 속 황준구가 자신의 왼팔에 이 문양을 새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