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중 아이를 재우고 나서 혼자 영화 한 편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뭘 골라야 할지 몰라 스트리밍 화면만 한참 들여다보다 그냥 끄는 날이 꽤 많았습니다. 그러다 결국 고른 게 2008년 개봉작 이었고, 보는 내내 제가 왜 이걸 이제야 봤나 싶었습니다. 무거운 소재를 이렇게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극장에서 직접 느낀 시청각 카타르시스잘나가는 라디오 DJ 남현수(차태현)의 아파트에 황정남(박보영)이 아들 황기동(왕석현)을 데리고 들이닥치는 오프닝부터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36살 라디오 DJ에게 갑자기 22살짜리 딸과 여섯 살짜리 손자가 생겨버린다는 설정은, 자칫 막장 드라마의 소재로 흘러갈 수 있는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강..
스포츠 영화에서 진짜 눈물이 나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저는 주인공이 금메달을 딸 때가 아니라, 뛰어야 할 이유조차 변변치 않은 사람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프대에 오르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2009년 개봉해 8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를 다시 꺼내 봤습니다. 극장에서 처음 봤을 때 극 초반의 유쾌한 웃음과 후반부의 벅찬 전율이 뒤섞였던 그 느낌이, 다시 보고 나서도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었습니다.오합지졸 팀의 언더독 서사, 그 팩트를 짚어보면솔직히 처음 이 영화를 접할 때만 해도, 한국에 스키점프 국가대표 팀이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낯설었습니다. 영화는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급조된 한국 스키점프 대표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팀의 구성원들은 처음부터 스키점..
2016년 개봉한 영화 은 천만 관객을 눈앞에 둔 956만 명을 동원했습니다. 처음 극장에서 이 숫자를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는데, 막상 스크린 앞에 앉자마자 그 이유를 바로 알아버렸습니다.버디무비의 교과서, 황정민과 강동원의 시너지일반적으로 버디 무비(Buddy Movie)는 성격이 극단적으로 다른 두 인물이 짝을 이뤄 갈등과 협력을 반복하는 장르 공식을 따릅니다. 여기서 버디 무비란,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캐릭터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움직이며 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핵심 쾌감으로 삼는 장르입니다. 은 이 공식을 아주 교과서적으로, 그러나 한국식 정서에 맞게 농밀하게 구현해 냈습니다.제가 직접 스크린 앞에서 확인해보니, 이 두 배우의 조합은 단순히 "잘생긴 배우 둘이 나온다"는 기대 ..
영화관 불이 꺼지고 스크린이 밝아지는 그 순간, 좌석에 등을 기댄 채 '그냥 재밌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131분이 지나고 나서 제가 처음 한 행동은 눈가를 훔치는 것이었어요. 웃다가 울었습니다. 그것도 꽤 세게.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천만 관객이 선택한 작품이지만, 저에게는 숫자보다 훨씬 묵직한 무언가를 남긴 영화입니다.극장 관람으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었습니다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지요.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면 분명히 달라질 것 같아서, OTT로 미리 본 영화를 굳이 극장에서 다시 챙겨 본 적이요. 저는 이 영화가 딱 그랬습니다.진짜 왕 광해군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그 눈빛 하나가 극장 안을 순식간에 압도했습니다. 서늘하고 예민하게 주변을 훑는 눈, 독살의 공포에 떠는 손끝의 미세한 떨림이..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교도소 배경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둡고 무거운 내용일 거라고 단단히 각오했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달랐어요. 2013년 개봉 당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7번방의 선물〉은 지적 장애를 가진 아버지 용구와 그의 딸 예승이가 차가운 교도소 안에서 나누는 맹목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입니다. 류승룡의 열연이 이 영화를 단순한 최루성 드라마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게 제 솔직한 감상입니다.교도소가 동화 속 무대로 바뀐 순간 — 동화적 연출의 힘영화가 시작되고 철창과 냉랭한 복도가 스크린을 가득 채울 때, 저는 이곳에서 이토록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작고 사랑스러운 예승이가 커다란 종이상자에 숨겨진 채 7번 방으로 들어오는 순간..
개봉 당시 누적 관객 1,441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한국 영화 흥행 4위에 오른 작품이 입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KOBIS). 솔직히 처음 그 숫자를 봤을 때 "그냥 울리는 신파 아닌가?"라는 편견이 먼저 들었습니다. 아이를 재우고 심야에 혼자 재생 버튼을 눌렀을 때만 해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저는 두 뺨을 적시며 새벽 두 시를 맞이했습니다.한국 CG 기술력, 직접 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일반적으로 한국 영화의 컴퓨터 그래픽(CG)은 할리우드에 비해 어색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경우에도 그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에 솔직히 '저승 세계관'을 얼마나 제대로 구현했을까 반신반의했었습니다.CG란 컴퓨터로 실제처럼 제작한 디지털 영상 기술을 뜻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무려 7개의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