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이 전편을 뛰어넘은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요? 극장을 나서면서 저는 그 질문을 오래 붙들고 있었습니다. 범죄도시2는 전편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넘어서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리 큰 실망으로 남지 않았던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2시간이 10분처럼 지나간 그 경험이, 저에게는 꽤 솔직한 증거였습니다.마석도라는 캐릭터, 속편에서도 살아남았는가속편 징크스(Sequel Curse)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속편 징크스란 성공한 전편의 패턴을 그대로 복제하면서 스케일만 키우다가 오히려 캐릭터의 생명력을 잃어버리는 현상을 뜻합니다. 제가 범죄도시2를 보기 전에 가장 걱정했던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마석도라는 캐릭터는 범죄도시 이전에도 비슷한 형태로 존재했습니다. 이웃사람, 부산행, 성난..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올라온 날, 저는 고민 없이 을 틀었습니다. 2015년 개봉해 1,341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8위에 오른 이 영화는, 9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 오락 액션의 정점"이라는 말이 전혀 과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재밌다는 말로는 부족한, 정확히 어디서 왜 터지는지를 분석해 보고 싶었습니다.첫 장면부터 관람포인트를 잡아야 몰입이 달라진다영화를 처음 볼 때 저는 그냥 "때리고 잡는 영화"라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프닝 시퀀스를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중고차 딜러로 위장 잠입한 서도철 형사팀이 러시아 범죄 조직의 밀수 루트를 일망타진하는 첫 번째 사건은, 사실 이후 벌어질 재벌 비리 수사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구조적 장치입니다.여기서 서사 구조(n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