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중에 모처럼 극장 의자에 몸을 묻었습니다. 아이가 낮잠 드는 틈을 타 집 근처 멀티플렉스로 달려가 고른 영화가 바로 였는데, 오프닝 총격전이 끝나기도 전에 "아, 이거 그냥 오락 영화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북 소재 한국 영화는 감동에 치우치거나 첩보 스릴러에 치우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작품은 두 방향을 동시에 잡으려 한 보기 드문 시도였습니다.버디무비의 공식, 근데 이건 좀 달랐습니다버디무비(Buddy Movie)란 성격이나 배경이 정반대인 두 인물이 한 팀을 이뤄 사건을 해결하는 장르를 가리킵니다. 제가 직접 봤는데, 는 이 공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남북 분단이라는 한국 고유의 맥락을 끼워 넣어 단순한 장르 복제와는 다른 온도를 만들어냅니다.북한 특수부대 출신 형..
고래가 국새를 삼킨다는 설정, 그게 진짜 말이 된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극장 의자에 앉아 스크린을 마주하는 순간, 그 황당한 전제가 오히려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영화 은 조선 건국이라는 무거운 역사를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그 위에 산적과 해적과 고래를 뒤섞은 유쾌한 활극입니다. 온수동 지구인 블로그에서 이 영화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단 하나, 직접 겪어보니 이건 글로 남기지 않으면 억울하겠다 싶었기 때문입니다.오락성: 이 영화가 웃긴 건 그냥 웃긴 게 아닙니다이석훈 감독은 을 흔히 팝콘 무비(popcorn movie)라는 장르로 분류합니다. 여기서 팝콘 무비란, 복잡한 서사나 메시지보다 오직 극장에서의 즉각적인 쾌감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순..
1974년 8월 15일, 박정희 대통령 저격 미수 사건을 다룬 영화 이 추석 연휴 개봉 첫날 극장가를 조용히 뒤흔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보고 나서 든 첫 생각은 단 하나였어요. "이게 진짜 역사였어?"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1974년, 그 하루의 시대적 배경영화는 실화를 모티브로 합니다. 광복절 경축식 도중 문세광이 대통령을 향해 총을 쐈고, 총탄은 영부인 육영수 여사에게 맞았습니다. 이 사실 자체는 많은 분들이 아실 텐데, 저도 솔직히 그 정도까지만 알고 있었어요. 근데 영화를 보고 나서 실제 사건을 찾아봤더니 생각보다 석연찮은 지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비표(행사장 출입 허가증, 즉 당시 경호 구역에 들어오려면 반드시 소지해야 했던 확인 증표)도 없이 들어온 저격범을..
개봉 후 누적 관객 수 1,6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 솔직히 이 수치를 보고 처음에는 "요즘 이 정도 나오는 한국 영화가 있나?" 싶었습니다.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 도전, 거기다 유해진 배우의 이름이 붙어 있으니 무조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과연 그 기대가 맞았는지, 또 어디서 아쉬웠는지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팩션(Faction)으로 다시 태어난 단종의 4개월영화 는 도입 화면에 "역사적 사실을 기반하여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시작합니다. 이 장르를 팩션(Faction)이라고 부릅니다. 팩션이란 Fact(사실)와 Fiction(허구)을 결합한 장르로, 역사적 실제 인물과 사건을 뼈대 삼아 그 사이사이를 창작으로 채워 넣는 방식입니다. 제가 이 장르를 유독 좋아하는 이유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