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처음 극장을 나오면서 이 영화가 천만을 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2009년 여름, 스크린을 가득 채운 파도의 위압감은 분명 실제였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에서 찜찜한 감정이 떠나질 않더군요. 윤제균 감독의 는 한국 최초의 메가 쓰나미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을 달고 등장했지만, 장르적 완성도와 흥행 성적 사이의 간극이 이렇게 넓은 영화도 흔치 않습니다. 왜 이 영화는 그토록 많은 사람이 봤으면서도 이토록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걸까요.장르 혼합의 함정, 재난 영화가 재난을 피한 이유제가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의문은 "이게 재난 영화 맞나?"였습니다. 러닝타임 약 2시간 중 1시간 30분이 지나도록 실제 재난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 시간을 채우는 건 이혼한..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교도소 배경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둡고 무거운 내용일 거라고 단단히 각오했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달랐어요. 2013년 개봉 당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7번방의 선물〉은 지적 장애를 가진 아버지 용구와 그의 딸 예승이가 차가운 교도소 안에서 나누는 맹목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입니다. 류승룡의 열연이 이 영화를 단순한 최루성 드라마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게 제 솔직한 감상입니다.교도소가 동화 속 무대로 바뀐 순간 — 동화적 연출의 힘영화가 시작되고 철창과 냉랭한 복도가 스크린을 가득 채울 때, 저는 이곳에서 이토록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작고 사랑스러운 예승이가 커다란 종이상자에 숨겨진 채 7번 방으로 들어오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