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을 기다린 속편이 드디어 극장에 걸렸을 때, 저는 설레는 마음 반 불안한 마음 반으로 좌석에 앉았습니다. 스크린이 밝아지고 판도라의 울창한 숲이 펼쳐지는 순간, 그 묘한 전율은 분명히 실재했습니다. 그런데 3시간 12분이 지나 극장 밖으로 나오면서 든 생각은 '황홀했다'와 '이게 전부인가' 사이 어딘가였습니다. 영상이 완벽할수록 이야기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아이러니, 이 영화가 안고 있는 가장 뼈아픈 문제입니다.극장 안에서 숨을 멈추게 만든 시각효과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건 주인공 가족이 멧케이나 부족의 바다 마을로 처음 이주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투명하고 푸른 바닷물이 커다란 화면 가득 차오르는데, 순간 극장 좌석에 앉아 있다는 감각이 사라지고 실제로 물속에 둥둥 떠 있는 ..
아이가 잠든 밤, 따뜻한 차 한 잔을 옆에 두고 2009년 개봉작 1편을 다시 틀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15년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판도라 행성의 숲이 거실로 쏟아지는 것 같은 그 감각이 조금도 바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동시에,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는 미처 걸리지 않았던 것들이 이번엔 유독 눈에 밟혔습니다. 역대 전 세계 흥행 1위 자리를 지키는 작품이지만, 칭찬과 아쉬움을 함께 꺼내놓는 게 이 영화에 대한 더 솔직한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압도적인 시각효과, 지금 봐도 진짜인가제가 2009년에 처음 극장 좌석에 앉았을 때, 3D 입체 안경을 끼고 판도라 숲을 처음 봤을 때의 그 충격은 지금도 선명합니다. 이후로 그 기준이 제 머릿속에 '영화 비주얼의 최대치'로 박혀버렸을 정도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