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불이 꺼지고 스크린에 항공모함이 떠오르던 그 순간, 제 심장이 먼저 알아챘습니다. 36년 만에 돌아온 은 속편이 어떻게 전설을 넘어설 수 있는지를 온몸으로 증명한 영화였습니다. 실제 전투기 탑승 촬영이라는 전례 없는 선택이 만들어낸 날것의 쾌감, 그리고 아버지를 잃은 아들과 친구를 잃은 조종사 사이의 감정선. 화려한 액션 너머에 이렇게 따뜻한 서사가 숨어 있을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36년 속편, 향수와 새로움 사이주말 오후 극장 앞 줄을 서면서 문득 걱정이 들었습니다. 36년이라는 세월은 너무 길었고, 속편이 원작의 감동을 망가뜨린 사례를 저는 이미 너무 많이 봐왔으니까요.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그 걱정이 완전히 기우였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1986년 원작 은 인도양을 항해하던 항공모함을 ..
13년을 기다린 속편이 드디어 극장에 걸렸을 때, 저는 설레는 마음 반 불안한 마음 반으로 좌석에 앉았습니다. 스크린이 밝아지고 판도라의 울창한 숲이 펼쳐지는 순간, 그 묘한 전율은 분명히 실재했습니다. 그런데 3시간 12분이 지나 극장 밖으로 나오면서 든 생각은 '황홀했다'와 '이게 전부인가' 사이 어딘가였습니다. 영상이 완벽할수록 이야기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아이러니, 이 영화가 안고 있는 가장 뼈아픈 문제입니다.극장 안에서 숨을 멈추게 만든 시각효과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건 주인공 가족이 멧케이나 부족의 바다 마을로 처음 이주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투명하고 푸른 바닷물이 커다란 화면 가득 차오르는데, 순간 극장 좌석에 앉아 있다는 감각이 사라지고 실제로 물속에 둥둥 떠 있는 ..
히어로 영화에서 악당이 이기면 어떻게 될까요? 영화관을 나오면서 제가 처음 든 생각이 그거였습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마블 스튜디오 10년의 집대성으로, 23명의 슈퍼히어로가 역대급 빌런 타노스와 맞붙는 전쟁을 그립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건 단순한 슈퍼히어로 오락 영화가 아니었습니다.타노스라는 캐릭터, 그리고 인피니티 스톤의 진짜 의미마블 시리즈를 오래 봐온 입장에서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 이전까지 빌런은 항상 들러리였습니다. 로키조차도 결국은 히어로의 성장을 돋보이게 하는 장치에 가까웠으니까요. 그런데 타노스는 달랐습니다. 그를 처음 스크린에서 마주한 순간, 제가 지금껏 봐온 악당들이 얼마나 평면적이었는지 한 번에 깨달았습니다.타노스는 1973년 아이언맨 만화에 처음 등장한 빌런으로, 이름 ..